직접 만든 물건에 더 큰 가치를 느끼는 이유, 행동경제학에서 이케아 효과란 무엇일까?


완성된 가구를 구입하는 것과 부품으로 배송된 가구를 직접 조립하는 것은 과정부터 다릅니다.

설명서를 펼쳐 부품을 확인하고, 나사를 조이고, 잘못 끼운 부분이 있으면 다시 풀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 완제품을 사는 것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그런데 어렵게 조립을 끝내고 방에 놓으면 이상하게 더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비슷한 완제품을 볼 때보다 "그래도 내가 직접 만들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쉽게 바꾸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물에는 제품 자체뿐 아니라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까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행동과학에서는 이처럼 자신이 직접 만들거나 완성하는 과정에 참여한 대상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이케아 효과(IKEA Effect)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내가 참여했다는 사실이 물건의 의미를 바꿀 수 있다

완제품 책상과 직접 조립한 책상이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두 제품의 크기와 재료, 기능이 거의 비슷합니다.

그런데 직접 조립한 책상에는 다른 정보가 하나 추가되어 있습니다.

내가 만든 과정입니다.

어느 부품을 먼저 조립했는지 알고 있고, 어려웠던 부분도 기억합니다. 완성된 모습을 처음 봤을 때의 만족감도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다른 사람이 제품의 외관만 봐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객관적인 기능이 비슷하더라도 소유자에게는 직접 만든 제품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노력을 많이 들이면 쉽게 낮게 평가하기 어려워진다

주말에 몇 시간 동안 방을 직접 꾸몄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가구 위치를 바꾸고 수납함을 정리하고 작은 장식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모든 작업이 끝난 뒤 누군가 "전이랑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라고 말하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내가 들인 노력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라면 무언가를 오랫동안 직접 수정하거나 정리한 뒤에는 결과물에 애착이 생기는 것을 고려해 평가 기준을 따로 두는 방법을 사용하겠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만들었는가?'와 '실제로 결과가 얼마나 좋아졌는가?'를 나누어 보는 것입니다.

노력은 과정의 가치이고 결과물의 품질은 별도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리에서도 직접 만든 음식이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같은 종류의 음식을 사 먹는 것과 직접 만드는 경험도 다릅니다.

재료를 준비하고 순서에 맞춰 조리한 뒤 완성된 음식을 보면 단순히 한 끼 이상의 의미가 생길 수 있습니다.

조금 모양이 이상해도 "처음 만든 것치고 괜찮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평가는 반드시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와 성취감을 얻었다면 그것 역시 경험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같은 음식을 평가해 달라고 한다면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만든 사람은 과정까지 알고 있지만 먹는 사람은 주로 완성된 결과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완성된 결과보다 과정에 애착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직접 만든 것에 애착이 생기는 이유를 결과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기 때문입니다.

퍼즐을 완성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완성된 퍼즐 그림만 필요했다면 처음부터 같은 그림의 포스터를 구입하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하지만 퍼즐의 가치는 그림을 얻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조각을 하나씩 맞추는 과정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완성한 뒤에는 일반 포스터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완성했다는 기억이 결과물에 함께 붙어 있는 것입니다.

내가 직접 설정한 서비스에도 비슷한 애착이 생길 수 있다

이케아 효과는 실제 물건에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오랫동안 직접 설정한 앱이나 작업 환경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메뉴 위치를 바꾸고 단축키를 설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폴더를 정리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더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더라도 기존 환경을 계속 사용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앞서 살펴본 전환비용이나 현상유지 편향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 놓은 구조에 특별한 가치를 느낀다면 이케아 효과의 관점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익숙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방식'이라는 의미가 추가된 것입니다.

이케아 효과와 매몰비용은 어떻게 다를까?

둘 다 이미 들인 노력 때문에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중심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매몰비용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나 비용을 아까워해서 현재의 결정을 계속 이어가는 문제에 초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재미없는 영화를 한 시간 봤다는 이유로 남은 한 시간도 계속 보는 상황입니다.

이케아 효과는 내가 직접 노력해서 만든 대상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현상에 가깝습니다.

직접 조립한 책상을 실제보다 더 마음에 들어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물론 직접 만든 프로젝트를 중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보유효과와도 닮았지만 '노력'이라는 차이가 있다

앞에서 살펴본 보유효과와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보유효과는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물건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입니다.

이케아 효과에서는 소유뿐 아니라 직접 완성하는 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매장에서 완성된 의자를 구입했다면 보유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부품을 받아 한 시간 동안 직접 조립한 의자라면 소유에 더해 자신의 노력까지 들어갑니다.

그래서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애착과 직접 만들었다는 애착을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만든 아이디어를 수정하기 어려운 이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팀에서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내가 며칠 동안 고민해서 만든 기획안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더 단순한 방법을 제안했는데도 처음에는 내 방식이 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내 아이디어가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만든 과정에 많은 노력을 들였기 때문에 객관적인 차이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라면 이런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만든 사람의 이름을 잠시 빼고 장단점을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아이디어를 모두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도 나는 같은 것을 선택할까?"

이 질문은 노력에 대한 애착과 결과물의 품질을 분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참여가 만족감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이케아 효과를 무조건 피해야 할 편향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직접 만드는 과정은 사람에게 재미와 성취감을 줄 수 있습니다.

방을 직접 꾸미거나 작은 물건을 만들면서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도 있습니다.

완성된 결과에 애착이 생기면 더 오래 사용하고 잘 관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취미에서는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합니다.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다면 완제품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을 들이는 것 자체가 경험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내 노력의 가치와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가치를 혼동할 때 생긴다

직접 만든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예상보다 반응이 평범할 때가 있습니다.

만든 사람에게는 제작 과정 전체가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완성된 결과만 보입니다.

그래서 가치 평가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결과물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내가 열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는 사실이 상대방에게 반드시 열 시간만큼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과를 평가할 때는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가?"뿐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에게 실제로 무엇이 좋아졌는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완성되지 않으면 애착도 달라질 수 있다

직접 참여했다고 해서 모든 결과물에 똑같이 높은 가치를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 포기했거나 완성했다고 느끼지 못하는 작업은 오히려 만족감이 낮을 수도 있습니다.

책장을 조립하다가 마지막 문짝이 맞지 않아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였다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책장이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이케아 효과를 이해할 때는 단순히 '노력을 들이면 무조건 가치가 올라간다'는 공식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직접 참여했고 어느 정도 완성했다는 느낌을 얻는 과정이 함께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저라면 '내가 만들지 않았어도 같은 평가를 할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직접 만든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면 간단한 질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걸 내가 만들지 않고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면 지금과 똑같이 평가할까?"

직접 조립한 가구라면 같은 가격에 완성품으로 판매되고 있어도 선택할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작성한 자료라면 작성자의 이름을 가렸을 때도 다른 자료보다 좋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노력을 완전히 제거해서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직접 만드는 즐거움까지 포함해 선택한 것이라면 그 경험 역시 실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결과 자체의 품질을 판단해야 할 때는 제작 과정에서 느낀 애착을 잠시 분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도 가치지만 품질과는 다른 가치다

사람은 자신이 시간과 노력을 들인 대상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직접 조립한 책상, 처음 만든 음식, 오랫동안 꾸민 공간처럼 과정이 담긴 물건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 애착 자체를 없앨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는 한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만들었기 때문에 소중하다'와 '객관적으로 더 좋은 결과물이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저라면 직접 만든 무언가를 유난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노력의 양을 잠시 지운 상태를 상상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좋다면 결과물 자체의 장점이 분명한 것입니다.

반대로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면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이 가치 판단에 상당히 포함되어 있었던 것일 수 있습니다.

이케아 효과를 이해한다는 것은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정에서 얻은 만족과 완성된 결과의 품질을 각각 바라보는 것에 가깝습니다.

두 가지를 구분할 수 있다면 직접 만든 것에는 충분한 애정을 가지면서도, 수정하거나 비교해야 할 순간에는 조금 더 유연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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