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좋으면 판단도 좋았다고 생각하는 이유, 행동경제학에서 결과 편향이란 무엇일까?

 

외출하기 전 하늘이 흐리고 일기예보에도 비 소식이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산을 챙겼지만 결국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우산을 들고 다닌 뒤에는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괜히 가져왔네. 안 가져왔어도 됐잖아."

반대로 우산을 두고 나왔는데 우연히 비가 오지 않았다면 "역시 안 가져오길 잘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결정을 내리던 순간에는 하루 뒤의 결과를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당시의 정보만 가지고 판단해야 했습니다.

이처럼 결정 당시의 정보와 판단 과정보다 나중에 나타난 결과를 중심으로 그 결정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경향을 결과 편향(Outcome Bias)이라고 합니다.

결과 편향을 이해하면 일상에서 꽤 중요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좋은 결정과 좋은 결과는 반드시 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좋은 결과가 항상 좋은 판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이 처음 가보는 장소로 이동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A는 출발 전에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여러 경로를 비교한 뒤 평소 정체가 적은 길을 선택했습니다.

B는 별다른 확인 없이 느낌대로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우연히 A가 선택한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해 길이 막혔고, B가 선택한 길은 예상보다 한산했습니다.

결과만 보면 B가 훨씬 빨리 도착했습니다.

그렇다면 B의 판단이 반드시 더 좋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A는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했고, 이후 발생한 돌발 상황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었습니다.

반면 B에게 좋은 결과가 나타난 데에는 우연이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 편향은 바로 이 차이를 흐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결정을 평가하려면 그때 알고 있던 정보를 봐야 한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현재의 입장에서는 과거의 선택을 평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나에게는 현재 알고 있는 정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 선택을 평가할 때 가능한 한 질문의 시점을 과거로 돌려보는 편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결과를 모른다고 가정하면 그때 가진 정보로 같은 선택을 할 만했을까?"

예를 들어 주말 야외 활동을 계획했는데 일기예보에서 비가 올 가능성이 높게 제시되어 실내 일정으로 변경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실제 주말에는 날씨가 맑았습니다.

결과만 보면 계획을 바꿀 필요가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당시 이용할 수 있었던 정보가 실내 일정을 선택하기에 충분했다면 결과가 빗나갔다는 이유만으로 판단 과정까지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해도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잘못된 과정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결과 편향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은 이것입니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 방식까지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약속 장소까지 가는 데 40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출발 준비를 미루다가 25분 전에 집을 나왔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마침 도로가 매우 한산했고 기다리던 교통수단도 바로 도착해 약속 시간에 맞췄습니다.

결과는 성공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늦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25분 전에 출발하면 된다"고 판단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좋은 결과가 계획의 안정성을 증명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운이 좋았던 부분과 내가 통제한 부분을 구분해야 합니다.

줄을 잘 골랐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결과 편향이 나타날 수 있다

마트나 매장에서 계산대 줄을 고르는 상황도 재미있는 예입니다.

왼쪽 줄에는 사람이 네 명 있고 오른쪽 줄에는 세 명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왼쪽 줄 사람들은 물건이 적고 오른쪽 줄 앞쪽에는 물건이 가득한 카트가 있습니다.

여러 조건을 보고 왼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계산 도중 결제 문제가 발생해 왼쪽 줄이 멈췄습니다.

옆줄 사람들이 먼저 계산을 끝내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줄을 잘못 골랐네."

결과적으로는 늦은 줄을 선택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선택 당시 확인할 수 없었던 결제 오류까지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판단 과정 자체가 나빴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음번에 개선해야 할 것은 "항상 오른쪽 줄을 고르자"가 아니라 선택 당시 확인할 수 있는 조건을 더 잘 살펴볼 방법이 있는지일 수 있습니다.

결과 편향과 사후확신편향은 어떻게 다를까?

결과 편향은 앞에서 다룬 사후확신편향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두 현상 모두 결과를 알고 난 뒤 과거를 바라볼 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심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후확신편향은 결과를 알고 난 뒤 그 결과가 처음부터 예상 가능했던 것처럼 느끼는 경향입니다.

"그럴 줄 알았어."

이런 반응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결과 편향은 실제 결과를 기준으로 과거 결정의 품질을 평가하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결과가 좋았으니 좋은 결정이었어."

또는 반대로,

"결과가 나빴으니 잘못된 결정이었어."

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한 상황에서 두 편향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지만 서로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계획 오류와도 다른 문제다

계획 오류는 어떤 일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자원을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예상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 정리를 30분이면 끝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두 시간이 걸리는 상황입니다.

결과 편향은 예상 자체보다 결과가 나온 뒤 결정을 평가하는 방식에 초점을 둡니다.

정리를 30분으로 예상했는데 우연히 버릴 물건이 거의 없어 정말 30분 만에 끝났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한 번의 성공만 보고 "나는 항상 정리 시간을 정확하게 예상한다"고 생각한다면 결과를 통해 판단 능력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일을 반복할 때는 한 번의 성공이나 실패보다 여러 번의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실패한 결과에서도 좋은 판단을 발견할 수 있다

결과 편향을 줄이면 실패를 보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처음 만들어보는 요리를 위해 조리법을 확인하고 필요한 재료를 준비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권장된 시간도 지켰지만 사용하는 조리기구의 특성 때문에 예상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결과만 보면 실패입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 전체가 무의미했던 것은 아닙니다.

조리기구에 따라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그 정보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나는 이 요리를 못한다"고 결론 내리면 실제로 개선할 부분을 찾기 어렵습니다.

대신 어느 부분까지는 적절했고 어느 부분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나누어 보면 다음 판단에 활용할 정보가 생깁니다.

성공했을 때도 복기해야 하는 이유

사람들은 실패하면 원인을 찾지만 성공하면 분석을 끝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됐으니까 됐지."

일상적인 일이라면 이것으로 충분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반복해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라면 성공한 과정도 한 번쯤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보다 빠르게 집안 정리를 끝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정리 순서가 좋아서 빨랐을 수도 있습니다.

미리 필요한 도구를 준비해 둔 것이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날 정리할 물건이 적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원인을 구분하지 않으면 우연히 잘된 방식을 다음에도 그대로 적용하게 될 수 있습니다.

좋은 결과를 만든 요소를 제대로 찾는 것은 실패의 원인을 찾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결과와 과정은 따로 점수를 매겨볼 수 있다

저라면 반복되는 결정을 평가할 때 결과와 과정을 한꺼번에 평가하지 않겠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 출발 시간을 결정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예상보다 길이 막혀 도착이 늦었다면 결과에는 낮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발 전에 예상 소요 시간을 확인했고 충분한 여유 시간까지 고려했다면 과정은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더라도 아무 준비 없이 출발했고 우연히 교통 상황이 좋았다면 결과는 좋지만 과정은 개선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나누면 네 가지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좋은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좋은 과정에서도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좋지 않은 과정에서 우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좋지 않은 과정에서 나쁜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특히 놓치기 쉬운 것은 가운데 두 경우입니다.

결정 기록을 남기면 나중에 기억이 바뀌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결과가 나온 뒤에는 당시 무엇을 생각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짧게 기록하는 방법이 유용합니다.

거창한 일기를 작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수납 방식을 시험한다면 다음과 같이 적어볼 수 있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가까운 서랍로 옮긴다. 꺼내는 횟수가 많기 때문에 이전보다 편할 것으로 예상한다."

며칠 뒤 실제 사용 결과를 확인합니다.

예상대로 편했다면 이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불편했다면 어떤 조건을 놓쳤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알기 전에 생각했던 이유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결과를 보고 나서 과거의 생각을 다시 만들어내는 일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성공을 규칙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반복하고 싶어 합니다.

대체로 합리적인 행동입니다.

문제는 한 번의 결과만으로 규칙을 만드는 경우입니다.

평소보다 늦게 출발했는데 제시간에 도착했다고 해서 "이 시간에 나가도 충분하다"고 바로 결론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한 번 새로운 정리 방법을 사용해 빨리 끝냈다고 해서 모든 공간에서 같은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결과에는 상황과 우연이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라면 반복 가능한 방법인지 확인하려면 비슷한 상황에서 결과가 다시 나타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 번의 성공은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지만 반복 가능성까지 자동으로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결과가 나빴다고 바로 방법을 버릴 필요도 없다

반대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유용한 방법을 바로 포기하면 학습할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일정 관리 방식을 일주일 동안 사용했는데 마침 그 주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여러 개 발생했다고 해보겠습니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관리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방식 자체의 문제인지 외부 상황 때문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물론 여러 번 사용했는데도 계속 문제가 발생한다면 수정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핵심은 결과를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과가 왜 그렇게 나왔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라면 운과 실력을 억지로 완벽하게 구분하려 하지 않겠습니다

결과를 평가할 때 흔히 "이건 실력이고 저건 운이다"라고 명확하게 나누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결과에는 내가 통제한 부분과 통제하지 못한 부분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출발 시간을 정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도로 사고까지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을 비교하고 사용 조건을 확인하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받은 제품에서 우연히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까지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운과 실력을 정확한 비율로 나누기보다 이렇게 질문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번에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결과를 후회하는 것보다 다음 선택을 개선하는 데 더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좋은 의사결정은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능력과 조금 다르다

우리는 좋은 판단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당시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충분히 살펴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도 결과가 예상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별다른 검토 없이 내린 결정이 우연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의사결정을 "결과를 항상 맞히는 것"으로 정의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결정 당시 이용할 수 있었던 정보를 얼마나 적절하게 사용했는지, 중요한 조건을 확인했는지, 불확실성을 고려했는지입니다.

결과는 이후에 그 판단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정보로 활용하면 됩니다.

결과를 보기 전에 했던 판단으로 돌아가 보기

결과 편향을 이해한다고 해서 결과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과는 분명 중요합니다.

실제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알려주고 다음 결정을 개선할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결과 하나만으로 과거의 판단 전체를 평가하면 잘못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운 좋게 성공한 방식을 좋은 방법이라고 믿게 될 수도 있고, 합리적으로 판단했지만 우연히 실패한 방법을 너무 빨리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과가 예상과 크게 달랐을 때 한 가지 질문을 먼저 떠올려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를 알기 전의 나에게도 이 결정은 합리적이었을까?"

그다음에 실제 결과에서 새롭게 배운 정보를 확인합니다.

이렇게 하면 과거의 나를 결과만으로 평가하는 대신 다음 판단을 조금씩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결과 편향을 이해하는 핵심은 실패를 합리화하거나 성공을 의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결과의 좋고 나쁨과 결정 과정의 좋고 나쁨을 구분해서 보는 것입니다.

좋은 판단도 실패할 수 있고, 좋지 않은 판단도 한 번쯤 성공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의 결과에 맞춰 과거를 다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판단 과정과 이후에 얻은 결과를 함께 살펴보면서 다음 선택의 질을 높여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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