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례만 보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 보이는 이유, 행동경제학에서 생존자 편향이란 무엇일까?


오래된 물건을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예전 물건은 정말 튼튼했어. 아직도 멀쩡하게 쓰는 게 있잖아."

실제로 수십 년이 지나도 사용되는 가구나 생활용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직접 보면 요즘 제품보다 훨씬 튼튼하게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빠진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만들어졌지만 오래전에 고장 나서 버려진 물건들은 지금 우리 눈앞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제품만 보고 과거의 모든 제품이 튼튼했다고 판단한다면 보이지 않는 사례를 놓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선택이나 과정을 통과해 현재 관찰할 수 있게 된 사례에 집중하면서 중간에 사라지거나 실패한 사례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판단 경향을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이라고 합니다.

이름에는 '생존자'라는 표현이 들어가지만 사람의 생존만을 뜻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제품, 공부 방법, 취미, 콘텐츠, 업무 방식처럼 성공하거나 남아 있는 사례와 사라진 사례가 존재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전체가 아닐 수 있다

생존자 편향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부분은 관찰 가능한 대상입니다.

어떤 물건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것은 그 물건이 여러 조건을 통과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내구성이 좋았을 수도 있습니다.

소유자가 관리를 잘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용 빈도가 낮았을 수도 있고, 수리하면서 계속 사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물건 가운데 품질이 좋지 않았던 제품은 이미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남아 있는 물건만 조사하면 처음부터 전체 제품 가운데 특별히 오래 버틴 집단을 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질문은 단순합니다.

"지금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례는 무엇일까?"

이 질문이 생존자 편향을 이해하는 출발점입니다.

성공한 사람의 방법이 유난히 많이 알려지는 이유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본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검색 결과에는 멋진 결과물을 만든 사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처음 시작해서 몇 달 만에 실력이 크게 늘었다는 경험담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여러 개 읽으면 그 취미가 생각보다 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색 결과에 나타나는 사람들은 모든 입문자를 대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했다가 자신과 맞지 않아 그만둔 사람은 굳이 경험을 자세히 기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몇 번 시도하고 관심이 사라진 사람도 콘텐츠를 만들 이유가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꾸준히 활동해 좋은 결과를 얻은 사람은 자신의 과정을 공유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접하는 정보에는 자연스럽게 계속 활동한 사람들의 경험이 많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성공담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생존자 편향을 안다고 해서 성공한 사람의 경험을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 특정한 공부 방법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 그 경험 자체는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방법을 사용한 사람 가운데 성공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성공 원인을 단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꾸준히 공부한 사람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났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아침 공부가 잘 맞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침 공부를 시도한 모든 사람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공 사례는 "이런 방법으로 잘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사용하면 대부분 잘된다"는 결론을 내리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오래된 가구가 과거 제품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 이유

저는 생존자 편향을 생각할 때 오래된 물건의 예가 이해하기 쉽다고 봅니다.

오래된 원목 책상 하나가 수십 년 동안 사용되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지금도 튼튼합니다.

이를 보고 "예전 책상은 모두 튼튼했다"고 말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판매된 책상 가운데 얼마나 많은 제품이 오래 사용되었는지는 이 책상 하나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저렴하게 만들어져 금방 버려진 책상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폐기된 제품도 있었을 것입니다.

관리를 잘못해 손상된 제품도 있었을 수 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오래된 물건은 처음부터 내구성이 좋았기 때문에 살아남은 특별한 사례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의 제품 품질을 비교하려면 현재 남아 있는 몇 개의 물건만 보는 것보다 당시 생산 방식이나 다양한 자료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온라인에서 보이는 '꾸준한 사람'만 보면 시작이 쉬워 보인다

기록 습관을 만들려고 다른 사람들의 방법을 찾아본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검색하면 몇 년 동안 매일 기록했다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예쁜 노트와 잘 정리된 기록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매일 기록하는 일이 자연스럽고 쉬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노트를 구입했다가 며칠 만에 그만둔 사람들의 노트는 인터넷에서 자주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진을 올리지 않았을 수도 있고, 경험을 공유할 만큼 오래 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생각하지 않으면 자신이 며칠 기록하다 쉬었을 때 이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하는데 나는 왜 꾸준하지 못할까?"

하지만 비교 대상 자체가 이미 오랫동안 습관을 유지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라면 이런 정보를 볼 때 결과물뿐 아니라 중간에 쉬었던 경험이나 실패 후 다시 시작한 과정이 함께 설명되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생존자 편향과 선택 편향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생존자 편향은 더 넓은 의미의 선택 편향과 연결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료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특정 조건을 통과한 대상만 포함되면 전체와 다른 모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존자 편향에서는 특히 어떤 과정에서 살아남거나 성공해서 현재 관찰 가능한 사례만 보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00명이 어떤 습관을 시작했는데 1년 뒤까지 계속한 10명만 인터뷰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10명의 경험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료만으로 처음 시작한 100명 전체의 경험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나머지 90명이 왜 중단했는지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준율 무시와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다룬 기준율 무시와 생존자 편향도 비슷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둘 다 눈앞의 사례 때문에 전체적인 상황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이는 있습니다.

기준율 무시는 전체적인 발생 비율이나 기본적인 통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판단에 초점을 둡니다.

생존자 편향은 애초에 우리가 보고 있는 사례가 특정 과정을 통과해 남은 집단으로 치우쳐 있다는 사실을 놓치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예를 들어 성공한 사람 열 명의 이야기를 보고 특정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전체 시도자 가운데 성공자가 몇 명이었는지 무시한다면 기준율 문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실패한 사람들은 검색 결과나 인터뷰 대상에서 사라져 성공자만 보고 있었다면 생존자 편향도 관련될 수 있습니다.

유명한 결과물만 보고 과정의 난도를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

어떤 분야든 오래 살아남은 결과물은 쉽게 눈에 띕니다.

오랫동안 읽히는 책, 지금도 사용되는 디자인, 여러 사람에게 알려진 작품 등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현재 남아 있는 좋은 결과물을 접하면서 그 시대에는 뛰어난 결과물이 많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만들어졌던 모든 결과물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라진 결과도 많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결과물만 보고 특정 시대나 분야의 평균적인 수준을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시간 자체가 일종의 필터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후기를 볼 때도 작성하지 않은 사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품 후기는 유용한 정보입니다.

하지만 후기를 작성한 사람이 모든 구매자를 대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주 만족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후기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매우 불만족한 사람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긴 후기를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사람은 아무 글도 남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우리가 보는 후기에는 특정 경험을 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후기의 숫자만 보는 것보다 전체적인 평가 분포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장단점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앞에서 다룬 부정성 편향까지 함께 생각하면 강렬한 부정적 후기 하나가 눈에 띄는 이유와 그 후기가 전체 구매자를 얼마나 대표하는지는 별개의 질문이라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방법을 평가할 때는 그만둔 사람의 이유도 중요하다

새로운 습관이나 작업 방식을 알아볼 때 저는 성공한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만 보는 것보다 중단한 사람이 왜 중단했는지도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저녁 한 시간씩 정리하는 방법을 꾸준히 실천한 사람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유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부담스러워 중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 정보를 함께 보면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바꿀 수 있습니다.

저녁 한 시간이 어렵다면 아침 10분으로 바꿀 수도 있고, 매일보다는 주말에 집중해서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실패 사례는 단순히 "안 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방법이 유지되기 어려운지 알려주는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성공 사례를 볼 때 저는 세 가지를 따로 확인합니다

누군가의 성공적인 방법을 발견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바로 따라 하기 전에 저는 세 가지 질문으로 나누어 보는 방식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그 사람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확인합니다.

둘째, 같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결과가 달랐던 사례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셋째, 그 사람과 내 조건에서 다른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매일 아침 한 시간씩 독서하는 습관을 몇 년 동안 유지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방법 자체는 참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근 시간이나 가족 일정, 평소 기상 시간까지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매일 아침 한 시간"이라는 형태를 그대로 복사하기보다 꾸준히 책을 펼칠 수 있었던 환경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편이 더 도움이 됩니다.

실패 사례를 많이 본다고 자동으로 판단이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생존자 편향을 피하려고 실패 사례만 찾아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그러면 반대로 무엇이든 어렵고 실패하기 쉬운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성공과 실패의 숫자를 기계적으로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조건에서 성공했고 어떤 조건에서 중단되었는지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공 사례에서는 유지에 도움이 된 요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실패 사례에서는 방해가 된 조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 정보를 함께 보면 결과만 보는 것보다 과정에 대한 이해가 깊어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완벽하게 찾을 수는 없다

생존자 편향의 어려운 점은 사라진 사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기록 자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몇 년 전 취미를 시작했다가 일주일 만에 그만둔 사람이 그 과정을 자세히 남겼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숨은 사례를 찾아야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완벽한 자료가 없다면 적어도 현재 보고 있는 자료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검색 결과에 성공 사례가 많다고 해서 실제 성공 비율이 높다는 뜻은 아닐 수 있다."

이 정도의 구분만 해도 지나치게 빠른 일반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래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도 하나의 정보다

생존자 편향을 설명하다 보면 오래 남은 사례는 아무 가치가 없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떤 제품이 실제로 오랫동안 사용되었다는 것은 적어도 그 제품 한 개가 오랜 기간 사용될 수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어떤 습관을 몇 년 동안 유지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그 방식이 특정 조건에서는 지속 가능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그 사실의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입니다.

"이 제품은 오래 버텼다"와 "당시 제품은 모두 오래 버텼다"는 다른 주장입니다.

"이 사람은 이 방법으로 꾸준히 했다"와 "누구나 이 방법을 쓰면 꾸준히 할 수 있다" 역시 다릅니다.

개별 사례에서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라면 '누가 남았는가'보다 '누가 사라졌는가'를 한 번 더 묻겠습니다

정보를 찾다 보면 눈에 보이는 사례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됩니다.

검색 결과에 나타난 사람, 지금까지 남아 있는 제품, 꾸준히 활동하는 사람의 기록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간에 사라진 사례는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면 존재 자체를 잊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나치게 성공적인 사례만 반복해서 보인다면 한 가지 질문을 추가해 보겠습니다.

"같은 일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정확한 답을 항상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눈앞의 사례가 전체라고 착각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보이는 성공 뒤에 보이지 않는 과정을 생각하기

생존자 편향은 우리가 접하는 정보가 이미 여러 단계의 필터를 통과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오래된 물건은 오래 버텼기 때문에 지금 볼 수 있습니다.

꾸준한 기록은 누군가 계속 기록했기 때문에 검색할 수 있습니다.

성공한 결과물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남았기 때문에 반복해서 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사례만으로 전체를 판단하면 실제보다 성공이 쉬워 보이거나 특정 방법이 지나치게 효과적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라면 인상적인 성공 사례를 발견했을 때 그 사람의 방법을 무시하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질문 하나를 더 붙이겠습니다.

"이 방법을 시도한 사람 중 결과가 달랐던 사람은 없었을까?"

그리고 가능하다면 성공과 실패를 가른 조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생존자 편향을 이해하는 목적은 성공담을 의심하거나 실패만 찾아보는 데 있지 않습니다. 현재 보이는 사례가 전체 가운데 어떤 과정을 통과해 남은 사례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눈앞에 남아 있는 것에는 분명 배울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라진 사례에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에게서는 무엇이 도움이 되었는지 볼 수 있고, 중단한 사람에게서는 무엇이 현실적인 장애물이었는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더 균형 잡힌 판단은 보이는 성공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 보이지 않는 사례가 존재할 가능성까지 함께 생각할 때 전체 모습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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