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은 나에게 더 많이 생길 것처럼 느끼는 이유, 행동경제학에서 낙관편향이란 무엇일까?


새해가 되면 저는 계획을 세울 때 평소보다 조금 자신감이 생기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운동도 꾸준히 할 것 같고, 밀린 일도 제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에 해야 할 일을 정리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일정이 생기거나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보다는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 실제 기록을 보면 계획과 현실 사이에는 차이가 생깁니다. 갑자기 해야 할 일이 추가되기도 하고,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작업도 생깁니다.

계획을 세울 때 이런 가능성을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에서는 이처럼 미래의 긍정적인 일은 자신에게 일어날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보고, 좋지 않은 일은 자신에게 일어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낙관편향(Optimism Bias)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미래를 생각하면 먼저 잘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다음 주에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직 시작하기 전이라면 머릿속에서는 일이 상당히 깔끔하게 진행됩니다.

오전에 자료를 정리하고 점심을 먹은 뒤 글을 작성합니다. 저녁이 되기 전에는 모든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계획표만 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실에는 계획표에 없는 시간이 존재합니다.

찾으려던 자료가 쉽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컴퓨터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연락을 받거나 단순히 집중이 잘되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경험을 이전에도 했는데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는 다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상황을 기준으로 시간을 계산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저도 일정을 정리하다 보면 쉬는 시간이나 예상하지 못한 일을 처리하는 시간을 빼놓고 하루를 꽉 채울 때가 있습니다.

계획 속의 하루는 현실의 하루보다 방해 요소가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낙관적인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낙관편향이라는 이름 때문에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행동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낙관적인 기대 자체에는 분명한 역할이 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에서 실패 가능성만 생각한다면 시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배우면서 "나는 분명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연습하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어려운 작업에서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기대가 있어야 계속 시도할 이유가 생깁니다.

문제는 긍정적인 기대와 현실적인 준비를 같은 것으로 생각할 때입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라는 판단은 다릅니다.

낙관편향을 이해하는 목적도 긍정적인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예상 가능한 변수까지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시간 계획을 세울 때 낙관편향을 발견하기 쉽다

저는 글을 작성하거나 여러 작업을 한꺼번에 처리할 때 예상 시간을 짧게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료를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금방 끝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표현을 수정하고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들어갑니다. 중간에 다른 일이 생기면 계획은 더 늦어집니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다음 계획에서도 다시 이상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시간을 계산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이번에는 더 빨리할 수 있어"라는 생각보다 지난번 실제 소요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비슷한 작업이 지난 세 번 모두 두 시간 정도 걸렸다면 특별한 변화가 없는 이상 이번에도 비슷한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기억 속 예상보다 실제 기록을 기준으로 계획하는 방식입니다.

낙관편향과 과잉확신은 무엇이 다를까?

앞에서 살펴본 과잉확신과 낙관편향은 서로 가까워 보입니다.

실제로 하나의 상황에서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심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과잉확신은 자신의 지식이나 능력, 판단의 정확성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경향에 초점을 둡니다.

낙관편향은 미래에 좋은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좋지 않은 결과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보는 경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이 작업을 다른 사람보다 훨씬 잘한다"고 생각한다면 과잉확신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번 작업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고 계획대로 끝날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낙관편향과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미래 결과까지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의 여러 개념이 실제 생활에서는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나타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물건을 살 때도 미래의 사용 모습을 좋게 예상할 수 있다

운동기구를 하나 구입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제품을 알아볼 때는 구매한 뒤의 모습이 쉽게 그려집니다.

퇴근한 뒤 꾸준히 운동하고 주말에도 시간을 내서 사용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격을 계산할 때도 "앞으로 계속 사용할 테니 충분히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는 피곤한 날도 있고 약속이 생기는 날도 있습니다.

몇 달이 지나면 처음의 관심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새로운 물건을 알아보다 보면 물건을 가지고 있는 미래보다 그 물건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는 미래를 먼저 상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 빈도가 중요한 물건은 "가장 열심히 사용할 때 얼마나 쓸까?"보다 "평소 생활 패턴에서도 실제로 사용할까?"를 생각해 보는 편이 판단하기 쉽습니다.

구매 순간의 의욕과 몇 달 뒤의 생활 습관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획이 실패할 때마다 의지의 문제로 볼 필요는 없다

계획했던 일을 끝내지 못하면 흔히 의지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로 행동의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계획 자체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을 가능성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두 시간인데 세 시간이 필요한 일을 계획했다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계획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계속 의지 문제로만 생각하면 다음에도 똑같이 많은 일을 계획하게 됩니다.

저도 할 일 목록을 길게 작성한 날에는 여러 항목을 끝냈는데도 완료하지 못한 일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하루에 처리하기 어려운 양을 적었다면 결과보다 계획을 수정해야 합니다.

좋은 계획은 의욕이 가장 높은 날이 아니라 평범한 날에도 어느 정도 실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한 번 확인해 볼 수 있다

과거에 여러 번 실패했던 일을 다시 시작할 때는 "이번에는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다를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배웠거나 환경이 달라졌다면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조건이 없는데 결과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번 아침 일찍 일어나려고 계획했지만 실패했다면 단순히 알람을 하나 더 맞추는 것보다 왜 늦게 일어났는지를 살펴보는 편이 유용합니다.

취침 시간이 너무 늦었다면 아침의 의지보다 전날 저녁의 생활을 먼저 바꾸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 "이번에는 할 수 있을까?"보다 "지난번과 비교해서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지?"라고 질문하면 계획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상황뿐 아니라 평범한 상황도 기준으로 잡아볼 수 있다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좋은 상황을 기준으로 하면 일정이 촘촘해집니다.

모든 일이 예상한 시간에 끝나고 방해도 없으며 컨디션도 좋은 하루입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매일 이런 조건이 만들어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일정에서는 가장 좋은 경우와 함께 평범한 경우를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 일이라면 무조건 한 시간으로 계획하기보다 평소에는 어느 정도 걸렸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동시간도 지도에 표시되는 최소 시간만 보는 대신 준비하고 주차하거나 걸어가는 시간까지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여유는 계획을 느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에서 발생하는 작은 변수를 계획 안에 포함하는 것입니다.

예상과 실제를 기록하면 나만의 패턴이 보인다

낙관편향은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계획을 세웠던 당시의 예상은 시간이 지나면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복하는 일에서는 간단한 기록이 유용합니다.

저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예상 시간을 정하고 실제 끝난 시간을 비교해 보면 생각보다 비슷한 차이가 반복되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항상 30분 정도 더 필요하다면 다음에는 처음부터 그 시간을 계획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도 비슷합니다.

매달 "이번 달에는 특별한 지출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기록을 보면 크고 작은 예상 밖의 지출이 반복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별 지출은 예상하지 못했더라도 예상 밖의 일이 어느 정도 생긴다는 사실 자체는 예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낙관은 유지하고 계획에는 여유를 남길 수 있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반대되는 행동이 아닙니다.

여행 날씨가 좋기를 기대하면서 우산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작업을 제시간에 끝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정에 여유시간을 둘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꾸준히 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처음부터 비싼 장비를 모두 구입하지 않고 천천히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계획을 세울 때 이 차이를 의식하면 마음은 긍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실제 일정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만들기 편합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질문도 간단합니다.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어떻게 될까?"가 아니라 "평소처럼 예상하지 못한 일이 하나쯤 생겨도 이 계획이 가능할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낙관편향을 이해한다고 해서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잘될 것이라는 기대는 유지하면서도 계획 속에 현실적인 여유를 만들어 둘 수 있습니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힘과 예상에서 벗어난 상황을 준비하는 습관을 함께 갖는 것, 그것이 낙관편향을 이해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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